숨쉴 틈 없이 치밀하고 긴박감 넘치는

세계 최고기업의 입사시험으로 업그레이드되다!

<이그잼>의 첫 버전은 사실 학교 시험이었다.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교실에 들어갔는데, 시험지를 보니 백지였다는 설정. 그러나 스튜어트 하젤딘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을 구현하는데 학교 시험이 여러 제한이 많다는 결론을 내리고 소재를 기업으로 확장시켰다. 그는 “이야기를 극장용 장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직감적으로 학교시험에서 회사채용시험으로 바꾸면 더 근사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젤딘 감독은 맨 처음, 이야기와 공간의 긴박감을 위해 80분이라는 시간과 시험을 위한 단 하나의 밀실을 설계했다. 그는 이어서 <이그잼>의 대본작업을 거듭할수록 스릴러 이상의 깊이를 새겨 넣기 시작한다. “당시, 수많은 스릴러나 호러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결코 엇비슷한 내용이나 스타일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나름의 이유를 덧붙였다. 하젤딘 감독은 단순히 시험보는 내용에서 심리학적, 철학적, 물리적, 실용적인 이야기를 더해 발전시킴으로써 좀더 높은 수준의 재미와 자극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젤딘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며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과연 80분 동안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갈 것인가’였다. “직설화법보다는 배경의 연결을 통한 전개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공간 이동이 없는 스토리 전개의 난제를 밀실의 조명을 이용해 분위기의 긴박감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며 그는 <이그잼>의 전개 방식을 소개했다. 여기에 문제를 풀면 풀수록 더 큰 미궁에 빠지는 상황들이 적절히 결합되면서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쉴 틈 없는 탄탄한 구성과 완성도를 가지게 됐다.

세계적인 개성파 배우들,

탄탄한 시나리오와 감독의 열정에 감동받다!

스튜어트 하젤딘 감독은 곧바로 영화 제작을 위한 수순으로 옛 동료인 프로듀서 가렛 어윈에게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냈다. 가렛 어윈은 시나리오에 대해 “지적이고 응집력이 있으며 굉장히 실용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이 너무나 마음이 들었다.”고 밝힌 후, “하젤딘 감독에 대한 믿음과 탄탄하고 흥미로운 시나리오 덕에 망설임 없이 곧바로 이 영화에 합류하게 됐다.”며 <이그잼>의 참여 동기를 밝혔다.

두 사람은 곧바로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이그잼>의 등장 캐릭터들은 특정 주인공에 대한 의지 없이 저마다 하나의 개체로써 개성이 뚜렷하며 영화 내내, 서로 갈등하며 격돌한다. 이 때문에 하젤딘 감독은 개성이 강하고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을 선별하고자 했다. 다행스럽게도 감독의 의도대로 척척 진행됐다. 거기에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탁월한 면이 컸다. 루크 마블리, 지미 미스트리, 나탈리 콕스 등 헐리우드의 개성파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큰 관심을 표명하며 오디션을 거쳐 차례로 합류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극중 고집불통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성차별주의자 화이트 역을 맡은 루크 마블리는 “시나리오를 한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읽었다. 그 만큼 너무나 재미있었으며 전개가 굉장히 빠르고 치밀한 스토리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하젤딘 감독은 시험 감독관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영국 배우 콜린 살몬을 직접 찾아갔다. 하젤딘 감독은 “응시자들이나 관객들 모두를 압도할 수 이미지가 필요하다. 당신의 풍채나 목소리가 딱 이 배역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감독관 캐릭터가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순간, 당신 이외 다른 사람은 아무도 생각 할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그를 설득했다. 콜린 살몬은 영화와 배우에 대한 감독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은 나머지, 그 자리에서 감독의 캐스팅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

배우들과 스텝들의 환상적인 팀워크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다!

<이그잼>은 2008년 7월을 시작으로 약 26일 동안 촬영됐다. 가렛 어윈은 하젤딘 감독의 스텝들을 이끄는 유연한 연출 방식을 칭찬했다. “지적이고 표현력 좋은 작가인 동시에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일하는 방법을 분명 알고 있는 연출가였고 특히 배우들과 스텝들을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이끌었다.”며 너무나 흡족해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화 촬영 내내, 배우들과 스텝들은 밀실 공포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그잼>의 촬영 감독 팀 우스터는 “여러 가지 조명과 방음 시스템, 쌍방향 거울들이 한꺼번에 설치된 단 하나의 세트를 벗어나 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라고 심각하게 말했지만 “대신 세트 자체를 수시로 부수고 다시 만들고 하는 작업이 계속되면서 그나마 그들의 숨통이 조금씩 트이게 됐다”면서 결국엔 당시를 기분 좋게 회상했다. 하젤딘 감독은 촬영 중, 리허설을 할 때 몇몇 대사와 상황에 대해 배우들이 시나리오 대사보다 더 나은 애드립을 하면 대부분 오케이 사인을 냈다. “감독이란 기존의 생각에 얽매이지 않은 채, 여기저기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추출해 내고, 그것을 잘 저울질 한 다음, 군더더기를 제거하면서 잘 다듬는 일종의 영상 수공업자”라며 감독 역할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제시했다.

드디어 촬영을 마친 <이그잼>은 첫 번째 편집에서 놀랍게도 정확히 시험시간과 똑같이 80분의 분량이 나왔다. 이것은 분명 좋은 징조였다. 영화 개봉과 동시에, 영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과 관객들은 <이그잼>의 참신한 설정과 긴장감 넘치는 탄탄한 이야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스튜어트 하젤딘 감독과 프로듀서 가렛 얼원은 한 목소리로 “완성하기까지 <이그잼>의 여러 과정들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배우들과 스텝들의 진심이 한데 어우러짐으로써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