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의 충돌, 8색의 상처, 그 끝에서... 사랑을 배우다!

단절된 8 커플의 상처난 가슴에 사랑과 관계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인 <크래쉬>는 삶애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며 상처받은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폴 해기스 감독의 두번째 프로포즈가 될 것이다. 2005년 최고의 감동이자 화제작이었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이어 <크래쉬>가 전할 또 다른 감동신화를 기대해본다.

LA 교외의 한 도로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현장에 도착한 수사관 그레이엄(돈 치들)의 표정이 당혹과 슬픔으로 일그러지는 순간, 이야기는 36시간 전, 15명의 삶으로 돌아간다.
  백인 부부 릭과 진 - 지방검사 릭(브랜든 프레이져)과 그의 아내 진(산드라 블록)이 두 흑인청년에게 차를 강탈당한 밤, 아내 진은 주위 모든 것에 화가 난다. 집문 열쇠를 수리하러 온 멕시칸 남자 대니얼은 의심스럽고 가정부에겐 짜증이 난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모르고 있다. 자신이 정치적 성공에 몰두한 남편 때문에 외로우며, 36시간 후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을 만난다는 것을...
  흑인 부부 카메론과 크리스틴 - 같은 시간, 흑인이자 방송국 PD인 카메론(테렌스 하워드)과 아내 크리스틴(탠디 뉴튼)은 지방검사 릭의 강탈당한 차와 같은 차종이라는 이유로 백인 경찰 라이언과 핸슨에게 검문을 당한다. 라이언은 여자에게 몸수색을 이유로 성적 모욕을 준다. 수치를 당한 아내는 남편을 비난한다. 그러나 남편은 그 사건이 자신의 지위에 위협을 줄까 두렵다. 아직...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백인 경찰 라이언과 핸슨 - 라이언(맷 딜런)은 아버지의 병 수발이 힘들기만 하다. 그의 폭력은 병든 아버지로부터 받는 아픔에 대한 화풀이일 뿐이지만, 그는 아직 자신이 수치심을 안겨준 흑인 여자(크리스틴)와의 운명적 만남을 알지 못한다. 또한, 핸슨(라이언 필립)은 라이언의 행동에 분노하지만 36시간 후, 그 역시 편견에 사로잡힌 엄청난 충돌이 있음을 감히 상상도 못한다.
  이란인 파라드와 멕시칸 대니얼 - 페르시아계 이민자인 파라드는 자신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총을 사고 열쇠를 고치지만,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도둑이 가게에 침입한 날, 그것이 열쇠 수리공 멕시칸 대니얼 때문이라고 생각한 파라드는 결국, 대니얼의 어린 딸을 향해 총을 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오해는 기적과 구원을 가져온다.
  흑인형사 그레이엄 - 살인사건의 현장, 그가 보고 있는 시체는 자신의 동생이다. 백인사회에서 성공을 위해 가족으로부터 스스로 소외를 선택한 그이지만, 지금 그 앞엔 동생의 시체와 함께 ‘동생을 죽인 살인자는 너’라는 어머니의 비난만 남아있다.
  흑인청년 피터와 앤쏘니 - 36시간 전, 지방검사 릭의 차를 강탈했던 피터와 앤쏘니. 피터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끝에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이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충돌을 맞이한다. LA.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36시간을 향해 그들은 서로 교차하고 충돌하며 달려가고 있다. 아직, 그들은 모르고 있다. 서로와의 충돌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

감독폴 해기스(Paul Haggis)

작품 : 밀리언 달러 베이비, 007 제21탄 - 카지노 로얄 , 쓰리 데이즈 등
수상 : 2006년 7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수상   

2003년 3월 잡지 'Razor'가 선정한 “이 시대의 이단아 25명”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한 폴 해기스는 각본, 제작에도 참여한 백만불의 감동,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그 명성이 빛을 발한다. 이 영화는 2005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그 해 최고의 영화로 손꼽혔다. 그리고 1년 후, ‘폴 해기스의 해’로 기록될 2006년, 그의 감독 데뷔작 <크래쉬>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 각본상, 편집상 등 주요 3개부문 수상의 기염을 토하는 기적을 이룩한다. 명실공히 아카데미가 그의 손을 번쩍 들어준 것이다.

그는 현재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 될 <허니문 위드 해리>를 각색해 촬영 준비중이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다시 손잡고 <우리 아버지의 깃발>을 각색하기도 했다. 지금 그는 헐리웃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인기있는 100만불짜리 남자다.

<크래쉬>는 작가 겸 감독인 폴 해기스의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시작된 영화다. 실제로 LA에서 흑인 두명에게 차량을 강탈당했던 그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집안의 모든 열쇠를 바꾼 후, ‘차를 강탈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9.11 사건을 겪은 이후에서야 그 이야기를 어떻게 쓸 것인지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제목 <크래쉬>는 그렇게 쌍둥이 빌딩에 충돌한 비행기를 보고 지어지게 된다.

폴은 이 영화를 최근 고인이 된 자신의 친구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인 ‘애니타’에게 헌정했다. 그는 그녀의 용기와 힘을 존경했다. 그는 “그녀는 경이롭고, 아름답고, 남을 도울 줄 알고, 마음이 넓은 여자였지만, 권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싸움을 걸곤 했었다. 난 나중에서야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