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라는 다소 엉뚱한 제목의 이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점차 사라져가는 전기자동차 산업에 대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석유 연료를 사용하던 기존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와 먼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으며,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석유는 매장량이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차량 운전자는 석유 고갈에 따른 부담도 감수해야 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자동차를 제작하게 되는데... 결국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전기자동차는 우수한 성능과 비용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는 점차 설 곳을 잃게 되고 자동차 역사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영화에 등장했던 'GM(제너럴모터스) EV-1' 모델은 이미 상용화가 되었으며, 개발 초기 목적인 환경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단연 월등하다. 어디서든 손쉽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에 대한 걱정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으며, 한번 충전시 140km~480km를 움직일 수 있어 기존 석유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많이 모자라는 편도 아니다. 또 소음이 없기 때문에 안락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새로 부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되던 부품들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부품의 수급에 있어서도 큰 문제가 없는 미래지향적 자동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는 거대 정유 회사와 이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회사 그리고 그들을 뒷받침해 주고 있는 정부에 의해 사라지게 되었고, 결국 GM은 EV-1을 회수한 후 모두 폐기처분한다. 그후 GM은 기름먹는 괴물이라 불리는 HUMMER 자동차를 인수하게 된다. 영화 속에는 이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처럼 수용하는 소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전기자동차의 제작이 왜 멈추게 되었나에 대한 것만 얘기할 뿐 다른 연료의 장점과 전기자동차의 단점에 대해서는 지적을 못하고 있다. 오로지 기존 세력이 가지고 있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고 권력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는 확실한 물증없는 심증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또, 당시 제작된 다큐멘타리 속 전기자동차는 영화에서처럼 높은 성능을 자랑하지 못했다는 오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충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한번 충전에 걸린 시간은 8시간 이상이었으며 그에 따른 주행 거리는 최대 300km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배터리의 수명이 비교적 짧아 2~3년에 한번씩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며, 이러한 배터리 교환에는 자동차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이 밖에도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차량의 가격또한 높다는 다양한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의 전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미래 자동차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며 기득권에게 일침을 놓았던 영화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