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가 남긴 주옥같은 오페라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1막에서 피가로가 부르는 더이상 날리 못하리 2막에 등장하는 케루비노의 카바티나 사랑의 괴로움을 아는 그대는 3막의 백작부인의 아리아 "그리운 시절은 가고"와 수잔나와 함께 부르는 편지의 이중창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전편에 가득하다. 이 영상물은 2003년 10월 피렌체의 유서 깊은 테아트로 코뮤레의 무대에 올랐던 실화영상으로 이탈리아에서 여전히 수많은 오페라 추종자들을 호령하고 있는 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봉을 잡았다.
우선 두 주역 여가수가 주목할만하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소프라노 파트리치아 치오피가 날씬한 맵시의 수잔나를 열연하였고, 아바도의 말러 교향곡 2번 영상물로도 낯익은 미모의 러시아 소프라노 에테리 그바자바가 우아한 백작부인의 전형을 보여준다. 풍성한 성령을 자랑하는 만능 바리톤 조르조 수리앙과 성격파 바리톤 루치오 갈로가 각각 맡은 피가로와 백작 역시 흠잡을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