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유명한 베로나가 오페라 페스티벌의 도시로 변모한것은 1913년이다. 고대 로마의 원형극장인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아이다'가 공연된 것이다. 이는 야외 오페라의 실질적 개막을 알린 사건이었을 뿐 아니라 유럽 오페라 페스티벌의 진정한 효시로 기록되었다. 당시 공연을 주도한 인물은 카루소의 라이버리었던 테너 조반니 제나텔로와 위대한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 무대는 이 고장 출신의 건축가 ㅏ겸 화가 에토레 파지올리가 담당했다. 파지올리는 지금 식가으로 보더라도 전혀 손색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무대 양편에 거대한 이집트 오벨리스크를 배치하는 것으로 고대 이집트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렸을 뿐 아니라 프랑스 고고학자 오귀스트 마리에트의 고증에 따라 의상을 디자인했다. 이 오리지널 무대는 1980년대에 잔프랑코 데 보시오에 의해 리바이벌 되어 13년간이나 계속되었다. 본 영상물은 그중 1992년 여름 페스티벌 실황을 담았다. 당대 최고의 아이다로 불렸던 마리아 키아라가 타이틀 롤을, 아이슬랜드 출신의 대형 테너 크리스티안 요한슨이 라다메스를, 마릴린 혼도 격찬했던 미국의 메조소프라노 돌로라 자지크가 암네리스를 맡았고 넬로 산티가 지휘대에 올라 가장 베로나다운 공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