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지휘자 중 한 사람인 카를 뵘(1894~1981)은 60여개가 넘는 오페라 전곡 녹음을 남겼는데 이중 삼분의 일이 리하르트 쉬트라우스이다. 뵘의 특기로 알려져 있는 모차르트나 바그너 오페라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특히 <낙소스의 아리아드네>는 음반과 영상이 5개나 존재하는 등 뵘이 가장 사랑한 최고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몰리에르의 희극 <벼락부자>를 음악적 막간극으로 만든 특이한 구성의 이 오페라는 바그너를 계승하는 입장이었으면서도 ‘20세기의 모차르트’로 불린 쉬트라우스의 면모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DVD는 1965년 8월의 잘츠부르크 여름 페스티벌 실황이다. 세나 유리나츠(작곡가), 레리 그리스트(체르비네타), 힐데가르트 힐레브레흐트(아리아드네), 제스 토머스(바쿠스)의 황금 캐스팅인데, 특히 유고 출신의 전설적 명가수 세나 유리나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전곡 오페라일 것이다. 게다가 20세기에 작곡된 오페라 중 소프라노에게 가장 어렵다는 체르비네타 역을 부른 흑인 소프라노 레리 그리스트의 솜씨는 이 세상의 모든 수브레토 가수의 지향점을 보여준다고 할 정도로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