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 베리오와 데이비드 폰트니의 완전히 새로운 <투란토트>

 

2002년 잘츠부르크 여름 페스티벌 실황인 이 영상물은 왜 우리가 새로운 연출을 만나야 하는가 입증하는 경이적인 프로덕션이다. 오페라 연출계의 총아 데이비드 폰트니는 <투란도트>를 기계화로 인간성이 상실된 푸치니의 시대, 또는 오늘날의 얘기로 풀어냈다. 핑, 팡, 퐁을 비롯한 군중들은 가위손을 장착한 기계적 존재들이고 투란도트 또한 지상에 발을 내려놓지 않는 비인간적 존재이지만, 그녀가 점점 인간화되어 감에 따라 군중들의 기계화 정도도 점차 순화되어 결국 해체된다. 거대한 무대 장치와 그 놀라운 활용도 경탄의 대상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투란도트>와 다른 악보란 점도 그에 못지 않은 주목 대상이다. 푸치니가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자 제자인 프랑코 알파노가 완성했지만, 지난해 작고한 이탈리아의 유명한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가 현대적이면서도 극적으로 한층 치밀한 새로운 피날레를 만들었다. 새 판본에 의한 첫 레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