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의 여인 루치아는 '루시'로, 그녀의 애인 에드가르도는 '애드가르'로, 오빠 엔리코는 '앙리'로 바뀐 불어판 최초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영상물이며 2002년 1월 프랑스 리용 가극장 최신 실황이다. 불어판은 작곡가 자신이 개정한 것으로 특히 작품 전반부에 상당한 변경이 있다. 세계 최고의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는 프랑스 오페라에서 한층 뛰어나다는 세간의 평가를 여기에서도 입증한다. 완벽한 정통 발성법의 파트리치아 치오피는 가벼운 소리로 알려진 자신의 개성을 놀랍도록 비극으로 전환시켰다. 특히 '광란의 장면'에서 펼치는 혼신의 연기는 아름다운 자태와 어우러져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앙리 역의 루도빅 테치에르 또한 차가우면서도 고뇌로 가득한 연기력으로 이 오페라를 멋진 삼각 구도로 이끌어 간다. 무대는 특별히 암울한 이미지로 처리되었으며 근접 촬영을 자주 구사하여 이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