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지조란 아라비아의 피닉스(불사조) 같은 거야. 누구나 있다고 말하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거든." 극중 돈 알폰조의 주장처럼 이 오페라 부파는 사랑의 영속성에 대한 불쾌한 조롱, 그러나 현실적 진리를 담은 작품이다. 베를린의 도이치 슈타츠오퍼는 코믹 영화의 대가인 뮌헨의 여류 영화 감독 도리스 되리에 에게 연출을 맡긴 새 프로덕션으로 절찬을 받았는데, DVD에는 2002년 9월의 최신 실황이 담겼다. 되리에는 자신의 장기대로 달콤 쌉싸름한 러브 어페어를 구현했으며, 기조의 가치관과 새로운 유행이 충돌하는 히피 문화의 19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이 오페라의 낯뜨거운 면모를 살렸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는 물론 도로테아 뢰수만 (피오_딜리지), 베르너 귀라 (페란도), 로만 트레켈 (돈 알폰조)등의 출연지도 초호화판이며 특히 하녀 데스피나를 부른 다니엘라 브루에라의 비중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