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쟁이 딸>은 홀어머니의 반대를 무릎 쓰고 멍청한 부잣집 아들 대신 가난하지만 밝고 건강한 농부를 선택하는 현명한 시골처녀 리즈의 이야기이다. 1789년 첫 작품이 만들어져 발레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전막 발레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19세기에도 이에 입각한 개정 안무들이 나왔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고집쟁이 딸>은 20세기 영국의 위대한 안무가 프레데릭 애쉬튼이 1960년에 만든 것이다.

첫 장면부터 수탉들의 요절복통할 춤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좀 모자란 알랭을 통해 온갖 코믹 발레의 요소를 그대로 담아내지만, 주인공 리즈와 연인 콜라스의 사랑, 리즈와 엄한 어머니의 관계를 통해 너무나 사랑스러운 장면을 펼쳐내기도 한다.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들고 마지막에 함께 행복해지는 작품일 뿐 아니라 18세기 유럽 시골의 풍경을 재치있게 담아낸 명작이다.

영국 로열 발레단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고스란히, 아니 더 아름다운 무대로 재현한 호주 발레단의 1989년 실황이며 특히 콜라스 역의 데이비드 매칼리스터는 로열 발레단의 주역급을 능가하는 솜씨를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