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공포영화의 옷을 입힌 ‘유령 오페라’ 최고의 걸작


영미 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작가인 헨리 제임스의 대표작 <나사의 회전>에 기초한 벤자민 브리튼의 동명의 오페라는 기묘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유령 오페라’이며 치밀한 심리극이기도 하다. 한 젊은 여인이 시골 두 자매의 가정교사로 부임하는데 아이들이 이미 죽은 전임 가정교사와 하인의 유령과 소통하고 있음을 깨닫고 악령과 대항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엇이 진실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는다. 어린이가 부르는 노래 가사가 중요하므로 오케스트라는 소규모로 편성되어 성악을 압도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주제와 15개의 변주가 전편을 관통한다.

이 영상물은 이야기의 실제 배경이라고 해도 좋을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으스스한 분위기의 시골 저택에서 영화적 기법으로 촬영되었다. 덕분에 숨 막힐 듯한 현장감이 포착되어 이 오페라 특유의 공포분위기를 십분 살려냈다. 영국 음악의 대가 리처드 히콕스가 지휘했으며 이안 보스트리지에 필적하는 영국의 리릭 테너 마크 패드모어가 유령 역을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