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막) 이슬람 왕국인 오르무스의 국왕 아타르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타라레를 장군으로 임명했지만 그가 민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아내 아스타지와 행복하게 지내는데 질투를 느낀다. 왕은 알타모르 장군을 시켜 아스타지를 납치하여 하렘으로 보낸다. 음모의 배후를 모르는 타라레는 국왕에게 아내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하고 납치한 자가 누구이던 반드시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 (2막) 아타르는 대사제와 협의하여 기독교도에 대항할 대장군으로 타라레가 아닌 알타모르를 정하기로 한다. 타라레의 신세를 졌던 유럽 출신의 환관 칼피지는 타라레에게 아타르의 음모와 아스타지의 소재를 알려준다. 한편 신탁으로 대장군은 타라레로 결정되고, 이에 분노한 알타모르와의 결투에서 타라레가 승리한다.

- (3막) 아스타지를 위한 하렘의 연회는 전혀 그녀를 달래지 못한다. 오히려 칼피지의 노래에서 남편의 이름을 듣고 기절하는 바람에 연회는 갑자기 끝난다. 이틈에 타라레가 흑인 노예로 변장하고 잠입하다가 아타르에게 들킨다. 아타르는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아스타지를 이 ‘흉측한’ 괴물과 결혼시키겠다고 생각한다.

- (4막) 변덕쟁이 아타르는 마음을 바꿔 흑인 노예를 죽여 바다에 쳐 넣기로 한다. 명을 받은 군사들이 하렘에 들이닥치나 흑인 노예가 사실은 타라레임을 알고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체포해 간다. 칼피지는 이렇게 못된 왕의 폭정을 종식시키려면 무력도 불사해야 한다고 결심한다.

- (5막) 아타르는 타라레를 아스타지가 보는 앞에서 화형시키라고 명한다. 이때 타라레의 부하들이 나타나 타라레를 구출한다. 그들은 아타르를 폐위하고 타라레에게 왕위를 계승할 것을 간청한다. 타라레는 사양 끝에 결국 권좌에 오른다.

 

살리에리와 보마르셰가 합작한 18세기 오페라의 결정판
<타라레>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원작자인 보마르셰, 당대에 모차르트보다 훨씬 높이 평가받았던 최고의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협력한 대형 오페라이다. 이슬람 세계를 무대로 변덕스런 국왕의 폭정과 끝내 폭발한 부하들의 봉기가 변함없는 부부의 사랑이라는 주제와 어우러지는 내용인데, 사실은 프랑스 왕정체제를 비판한 것으로 대혁명 직전의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빈 고전주의의 명쾌한 작법을 지닌 살리에리가 프랑스 고유의 오페라 리리크 전통을 수용하여 유례없이 풍부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1988년 슈베칭겐 페스티벌 실황인 이 영상물은 장-피에르 포넬의 제자인 장-루이 마르티노티 프로덕션으로 볼거리 풍성한 무대를 꾸몄으며, 프랑스 고음악 연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장-클로드 말그와르의 지휘 아래 프랑스풍의 성악 양식을 잘 살린 멋진 공연이 펼쳐진다. ‘잊혀진 작품의 부활’이라는 상투적 표현을 넘어선 대단한 작품의 발견이자 빛나는 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