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영화화한 영상물로, 요요 마의 바흐 영상물을 만들었던 바버라 윌리스 스위티 감독의 작품이다.

체코의 고성 도시인 즈비코프를 배경으로 알라냐와 게오르규가 남녀 주인공을 노래하고,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배역은 노래와 연기를 각각 다른 사람들이 맡았다.
구노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나 영상에 맞추어 프롤로그와 1막의 도입부 등이 상당히 생략되었다. 그중 머큐시오가 부르는 `맙의 발라드`가 빠진 점은 아쉽고, 3막의 결혼식 장면이 통째로 빠진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오페라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긴 만큼 감상자는 귀보다 눈에 더 많은 집중을 하게 된다. 알라냐와 게오르규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1998년 옥음한 CD(EMI)에 뒤지지 않는 빼어난 노래도 그렇거니와, 두 사람의 갖춘 준수한 외모는 문학적인 텍스트에 부합하는 청순한 커플을 창조했다.
1막과 2막의 사랑의 2중창은 영화배우를 방불케하는 빼어난 표정연기와 더불어 열정을 방사하는 가창이 인상적이다. 최후의 2중창에서도 뜨거운 사랑에 상응하는 절망을 담고 있다.

체코인으로 구성된 나머지 캐릭터들은 노래는 평범한 반면 배우들의 연기와 립싱크는 일급이다. 과다뇨의 반주도 흠잡을 데 없다. 프라하에서 녹음된 음원은 야외의 배경음과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나타난다. 단 1막의 마드리갈에서 풀벌레 소리는 음악을 방해할 정도로 크다. (발췌 : Joy classic / 이재준 / 04.01)


성악계 사상 가장 뛰어난 실력을 지녔으며, 우리나라 연주회 사상 가장 비싼 연주회로 화제를 모았던 로베르토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 커플을 이번에는 영화와 오페라를 결합한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만난다. 알라냐와 게오르규 커플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199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데뷔작으로 연주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뛰어나다 는 평을 얻기도 했다. 한편, 연출을 맡은 바바라 윌리스 스위트는 체코 츠비코프에 자리한 중세시대 성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와 구노가 만들어낸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특히, 오페라 전곡의 지루함을 피하고자 극 전개상 중요한 부분들을 70분 정도의 시간으로 과감하게 줄였으며, 주연을 제외한 배역에 성악가가 아닌 배우들을 기용하여 더욱 극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이들의 노래는 안톤 과다뇨가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 체임버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체코 출신의 성악가들을 중심으로한 전문 성악가들에 의해 다시 녹음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DVD의 장점은 답답한 오페라 무대를 벗어나 아름다운 체코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자유로운 카메라 워크에 있는데, 자칫 평면적이기 쉬운 무대에 비해 더욱 입체적이고, 다양한 앵글을 통해 곡을 감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돌비 디지털 5.1 채널은 물론이고 DTS 5.1 채널까지 지원되는 뛰어난 음질은 금세기 최고의 성악가 커플인 알라냐와 게오르규의 절창을 감상하는데 더없는 만족감을 주고있다.

 (Arthaus 100 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