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퀴레>는 바그너가 창조한 방대한 규모의 악극 4부작 <니벨룽의 반지>의 두 번째 날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신계와 인간계사이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사랑과 권력 사이의 양립할 수 없는 분쟁사를 완성도 높은 음악의 틀 안에 담아놓았다. 유럽 오페라계의 일급 연출가인 피에르 오디가 연출한 네덜란드 오페라의 1999년 프로덕션을 수록한 본 영상물은 오케스트라 주위를 반지 형태로 둘러싼 독특한 형태의 무대 위에서 조지 티시핀의 환상적인 무대미술과 아카데미 의상상에 빛나는 일본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에이코 이시오카의 감각적인 의상이 어우러지면서 보는 이들을 초현실적인 가상세계 속으로 인도한다.

현존 최고의 바그너 소프라노들인 진닌 알트메이어와 나딘 세쿤데가 브륀헬데와 지글린데를 나누어 맡았고, 신예 헬덴 테너 존 키예스가 지그문트를, 관록파 베이스 쿠르트 라이들이 훈딩을 열연하였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바리톤 욘 브뢰헐레르의 보탄은 <라인의 황금>에서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캐스트 갤러리, 일러스트레이티드 시놉시스, 그리고 20분 분량의 <발퀴레> 해설 인터뷰가 부록으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