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츠 크루제(지크프리트), 그레이엄 클락(미메), 진닌 알트메이어(브륀힐데), 욘 브뢰헐레르(방랑자), 안네 예방(에르다), 카르스텐 슈타벨(파프너), 헨크 슈미트(알베리히) 하르트무트 헨헨/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반지 공연사의 굵직한 일획을 그었던 피에르 오디의 네덜란드 오페라 프로덕션

<니벨룽의 반지>의 세 번째 날 작품인 <지크프리트>는 철없는 소년에 불과했던 지크프리트가 천하를 뒤흔들 초인적인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전체 4부작 중에서 가장 먼저 완성된 작품이기도 하다. 무대와 오케스트라의 독특한 배치, 세계적인 조각가와 일급 의상디자이너의 심미안을 통해 창조된 초현실적인 무대로 반지 공연사의 일획을 그었던 피에르 오디의 1999년 네덜란드 오페라 프로덕션은 바그너가 의도했던 종합예술의 지향점을 확연히 보여준다.

일본전통의상을 변형한 이시오카의 무대의상과 금속성 가득한 SF적인 가상세계를 건축한 티시핀의 무대가 만들어내는 부조화 속의 조화가 흥미로우며, 무대 전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파프너가 변신한 거대한 용의 모습을 연출해낸 기발한 상상력 또한 감탄할 만하다.

하르트무트 헨헨이 이끄는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스펙터클한 무대에 부합하는 강력한 연주를 들려주며, 하인츠 크루제, 그레이엄 클락, 욘 브뢰헐레르, 진닌 알트메이어, 안네 예방으로 이어지는 일급 가수들의 열연과 열창이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충실하게 만들어준다. 네덜란드 방송(VPRO)에서 제작한 38분 분량의 <지크프리트> 해설 영상물이 보너스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