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고대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18세기 최고의 인기 오페라

메타스타시오는 18세기 오페라 세리아를 상징한 대본작가다. 사각관계로 정형화된 패턴 속에 다양한 방식의 아리아를 균형있게 배치하는 것이 특기였다. 그가 대본을 하나 쓰면 수십 명의 작곡가가 달려들곤 했는데, 특히 고대 그리스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올림피아데>는 100편 이상의 오페라가 쏟아진 최고의 인기작이었다. 두 쌍의 꼬여버린 사랑, 여기에 신분을 속여 올림픽에서 사기 우승한 사건이 맞물리면서 위기를 맞지만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맺는다.  동일한 대본으로 칼다라, 비발디, 페르골레지, 갈루피의 것이 유명한데, 본 영상물은 본디 오페라 부파의 대가이자 미켈란젤리의 연주로 잘 알려진 피아노 소나타의 작곡자인 발다사레 갈루피의 작품을 2008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재연한 실황이다. 무려 일곱 명의 주역급 출연진 중 초연 당시 카스트라토가 맡았던 두 남성 주역은 모두 여성 가수가 불렀다. 갈루피의 솜씨는 헨델이나 비발디에 전혀 못지않으며 이탈리아 바로크 당대 연주의 선두주자 안드레아 마르콘과 베네치아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고품격 반주로 뒷받침한다.

 

메가클레는 아테네의 운동경기 선수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리스테아가 워낙 지체 높은 클리스테네의 딸이기 때문에 이들의 사랑에는 장벽이 있다. 메가클레의 친구 리치다는 크레타 왕자일 뿐 아니라 메가클레의 목숨을 구해준 적도 있기에 일종의 주종(主從)관계가 성립하는 우정이다. 한편 아르게네는 한때 리치다의 연인이었지만 크레타 왕의 명령으로 헤어져 지금은 양치는 처녀로 숨어살고 있다. 극의 갈등은 리치다가 아리스테아와 친구의 관계를 모른 채 그녀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리치다는 메가클레에게 자기 이름으로 올림피아데에 출전할 것을 요구하는데, 클리스테네가 올림피아데 우승자와 자기 딸을 혼인시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메가클레는 우승하지만 그 대가로 친구에게 연인을 빼앗길 상황에 빠졌다는 점, 그런데도 친구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할 처지도 아닌 것을 비관하여 강물에 투신하지만 한 어부에게 구출된다. 한편 리치다는 남의 신성한 올림피아데를 모독한 것이 발각되고 친구의 살해를 시도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이 언도된다. 아리스테아는 뒤늦게 메가클레의 진실을 알고 역시 체포된 연인에 대한 선처를 부친에게 호소하지만 거절당한다. 마지막 반전의 열쇠는 아르게네가 쥐고 있다. 그녀는 옛 연인 리치다가 다른 여인을 사랑한 것에 분노하여 올림피아데 사기극을 폭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리치다에 대한 사랑이 되살아나 그로부터 사랑의 정표로 받았던 목걸이를 클리스테네에게 제시한다. 클리스테네는 그 목걸이가 신탁의 예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강물에 띄워 보냈던 자기 아들 것임을 알아본다. 이로서 리치다는 아리스테아의 쌍둥이 오빠임이 밝혀지고 모든 갈등이 일시에 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