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을 뜻하는 United Kingdom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이렇게 네 지역의 연합체이다. 물론 그 중심은 잉글랜드지만 예로부터 북쪽의 스코틀랜드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영국과 맞선 경우가 많았다. 미녀로 유명했던 16세기 중반의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는 남편을 암살한 자를 새 남편으로 맞는 등 잘못된 처신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후 먼 친척뻘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보호를 청했다. 엘리자베스는 그 청을 들어주었지만 이 잠재적인 잉글랜드 왕위 계승권자를 쭉 감시하다가 반역죄로 처형해 버린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바로 비운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의 이탈리아식 표기다. 이른바‘여왕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며 두 여왕의 사랑을 받는 레이체스터 경을 추가하여 삼각관계가 줄거리의 축을 이룬다. 본 영상물은 2001년 12월 도니체티의 고향 베르가모에서 있었던 실황이다. 미모의 소프라노 카르멜라 레미지오와 현역 최고의 벨칸토 메조소프라노 소냐 가나시의 대결이 볼만하다. 그러나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리릭 테너로 부상한 몰타 출신의 요셉 칼레야는 더욱 큰 관심사이다. 약관 23세의 어린 나이로 레이체스터 역을 맡아 시원한 미성과 뛰어난 음악성을 과시한다.
○ 로시니, 벨리니와 더불어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3대 작곡가인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28)는 당대의 유행에 따라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를 다수 작곡했다. 가장 유명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도 그러하거니와 16세기 영국 왕실의 여인을 다룬 ‘여왕 3부작’은 그 대표적 산물이다. 비운의 왕비 앤 볼린을 다룬 <안나 볼레나>, 여기 소개하는 <마리아 스투아르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랑한 연하의 귀족 이름인 <로베르토 데브뢰>가 그것이다.
○ ‘여왕 3부작’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이 <마리아 스투아르다>이다. 그 이유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메리 스튜어트이라는 두 여인의 대결 구도가 가장 흥미롭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영국 여왕, 다른 한 사람은 비록 쫓겨났지만 스코틀랜드의 여왕이니 얼마나 대단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겠는가? 역사가들은 이 두 여인이 실제로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추정하지만 이 소재로 희곡을 쓴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실러는 두 여인이 만나 숨넘어갈 듯한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삽입했다. 도니체티의 오페라에서도 이 장면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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