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미스 감독의 첫 데뷔작, 평범함 속의 진리... 일상의 탈출... 1994년 미국에서 제작된 이 흑백 영화는 9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 당시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이 영화는 편의점 점원인 단테가 비번인 날 일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누구나 한번쯤 편의점이나 비디오가게에서 일하면서 겪어봤을 법한 일상소재들로 구성되어진 이 영화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지친 많은 이들에게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었다. 영화의 진행은 정신없이 넘어가는 빠른 대사로 되어있다. 그들 사이의 대화는 수다스러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영화의 단 하루라는 제한적인 시간과 편의점과 비디오가게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들을 인물과 대사에 좀더 치중함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그리고 '단테, 비방, 제이와 벙어리 밥, 랜들, 구문, 장난, 무죄증명, 불안 선구자, 통찰력, 모범, 별난, 곤경, 애가, 병렬, 카타르시스, 대단원'이라는 17개의 소제목을 가진 일련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양한 에피소드들만큼 흑백화면 속에서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인물들이 나오고, 영화 안에서 이들의 모든 행동은 결코 무의미하게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이다. 반흡연 소동을 일으키고 대신에 껌을 권하던 손님이 자신의 회사 껌을 하나라도 더 팔려던 츌리스 껌의 대표라는 것을 알게된 관객은 황당하며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인 신문 판매대를 두고 정직에 대한 편집증을 말하고, 사람들이 비디오의 지적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불평하고, 네 살짜리에게 담배를 파는 것 등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 가도 좋을 듯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속 젊은이들은 그리 비젼도 없어 보이고, 도전적이지도 않고, 그저 하루의 삶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가게 셔터문을 올리는 것에서 셔터를 내리는 것처럼 그들의 하루도 그렇게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