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스타급 여성 성악가들의 불꽃 튀는 열연을 담은 최신 영상물

도니제티는 16세기 영국 튜더왕가의 여인들을 소재로 3편의 역사 오페라를 완성하였다. 헨리 8세의 두 번째 부인인 앤 볼린을 주인공으로 <안나 볼레나>, 그의 딸인 엘리자베트 1세와 스코틀랜드의 폐여왕 매리 스튜어트의 갈등을 다른 <마리아 스투아르다>, 만년의 엘리자베트 1세의 은밀한 사랑을 소재로 한 <로브레토 데버루>가 흔히 도니제티의 ‘여왕 3부작’이라고 불린다. 그 중 두 번째인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전형적인 벨칸토 오페라로서 극적인 요소와 서정적인 매력을 겸비한 매력적인 아리아들과 밸런스가 뛰어난 중창(특히 2막 마지막 두 히로인의 경연은 이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다)이 조화를 이룬 수작이다. 본 영상은 2009년 4/5월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있었던 최신 공연실황으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여성성악가 피오렌차 체돌린스와 소니아 가나시의 열창과 스페인 출신의 명테너 호세 브로스의 미성이 데니스 크리프의 산뜻하고도 기하학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보조자료)

- 메리 스튜어트(1542~1587)는 태어나자마자 스코틀랜드 여왕의 신분이 되었지만 모친에게 섭정을 맡기고 어린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프랑스 왕세자와 약혼했고 17세에는 프랑스 왕비가 되었다. 그러나 병약한 남편 프랑수아 2세가 일찍 죽는 바람에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직접 통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남자관계가 문제였다. 재혼한 헨리 스튜어트는 왕위를 노리는 무절제한 인물이었고 메리가 총애한 궁정음악가 리치오를 참살했다. 남편에 대한 기대를 접은 그녀는 유부남 보스웰 백작을 사랑했고 새 애인은 남편을 암살해 버렸다. 그런데도 보스웰 백작과 결혼한 바람에 신하는 물론 국민들까지 여왕의 문란한 사생활에 분노하여 등을 돌렸고 결국 왕위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간신히 영국으로 도망하여 엘리자베트 여왕의 보호를 받지만 가톨릭 세력의 지지를 받는 영국 왕위계승권자이기도 하다는 점 때문에 결국 처형당했다. 프리드리히 실러는 여기에 레이체스터 공과의 러브 스토리를 추가했는데 도니체티의 오페라는 실러의 극을 원작으로 삼았다.

- 소프라노 피오렌차 체돌린스(1967~)는 1996년 파바로티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활동 중인 스타 성악가다. 현재 바르바라 프리톨리, 파트리차 치오피 등과 함께 현재 이탈리아 오페라 계의 중견 소프라노를 대표한다. 드라마티코로는 드물게 투명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연기력도 뛰어나다. 그동안 <아이다>, <토스카>등 소프라노에게 상당히 무거운 배역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최근 들어 벨칸토 레퍼토리들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