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훨씬 이전부터 동양과 서양을 이어주던 새로운 고대 무역로, 인센스 로드를 밝힌다! 인센스 로드는 최소한 4천 년 전 이집트, 아라비아, 지중해에 걸쳐 향이 오고 갔던 인류 최초의 무역 루트이다. 이곳을 통해 공급된 향은 고대 아라비아의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향은 영생불멸을 꿈꾸는 이들, 아름다운 외모와 성적매력, 건강한 육체와 막강한 권력과 부를 꿈꾸었던 고대인들의 욕망을 실현해 줄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은 우리에게 찬란한 고대 문명의 유산을 남겨 주었다.

본 프로그램은 오만에서 가자지구에 이르는 총 2,400킬로미터의 인센스 로드 위에서 향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문명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오만, 이탈리아, 인도, 중국, 한국 등 총 8개국에 걸친 무역 루트와 향의 역사, 문화를 추적하였다.

1. 인류를 유혹한 매혹의 향
파라오의 저주로 알려진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향수병. 지금도 은은한 향기를 내며 무려 3,400년이나 향기를 품고 있는 신비의 향수이다. 지속력이 강한 고대 향의 신비로움은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밀과 이집트의 미라가 부패하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향은 신과 소통하기 위해 피어오르며 이집트 신전에서부터 유대교, 이슬람교, 가톨릭, 힌두교, 불교 등 대부분의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신과의 만남, 영생불멸, 아름다움에 대한 갈구, 이렇게 인류의 다양한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수단이었기에 향의 소비는 굉장했고, 이때 수십 마리의 낙타를 끌고 아랍 최고의 향이라 불리는 유향을 실어 나르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뜨거운 모래 폭풍과 사투를 벌이며 목숨을 담보로 하는 길, 부를 향한 열망은 이 길을 완성하고야 만다. 이렇게 유향을 싣고 떠났던 이들의 길이 인류 최초의 무역로 인센스 로드이다. 본 편에서는 고대인들의 향수 문화와 이를 둘러싼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 알아본다.

2. 인센스 로드, 4천 년 잠에서 깨다
끝이 보이지 않는 황량한 사막, 거센 모래바람 속에서 찬란했던 옛 도시의 영화가 전설처럼 전해지는 곳, 4천 년 전의 무역로 인센스 로드에서 역사의 흔적을 발견해본다. 고대인들이 가장 열광했던 향료, 유향. 그러나 유향은 오직 아라비아 남부에서만 생산됐고, 이곳에서 향을 생산해 이집트, 로마에까지 전달했던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오만에서 이스라엘 가자지구까지 약 2,400킬로미터에 이르는 무역로 인센스 로드를 지났다. 향 무역로에 있는 나라들은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리며 고대 문명을 꽃피웠고, 카라반 역시 유향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길에 돈이 몰리자 점차 전쟁의 그늘이 생기며 인센스 로드를 차지하기 위한 숱한 전쟁들이 일어났다. 인센스 로드를 둘러싼 역사를 밝혀보고, 4천 년 전 최고의 유향을 가득 싣고 멀고도 험한 그 길을 어떻게 다닐 수 있었는지 카라반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3. 아라비아에서 경주까지, 향을 통한 만남
고대 찬란한 유산을 남긴 카라반들의 길, 화려했던 번영의 역사와 숱한 전쟁의 역사가 함께했던 인센스 로드. 로마 제국의 침략에 밀려 이 길을 잃은 이들이 바닷길을 개척해 동서를 연결하는 새로운 무역로를 찾아냈다. 향료를 팔기 위한 그들의 모험은 끝없이 바다를 떠돌며 길을 개척해 인도를 지나 중국, 신라에까지 이어졌다. 그들은 위도를 측정하는 기구 카말과 방향을 파악하는 기구 육분의, 휴대용 천문기구 아스트롤라베 등의 각종 항해도구와 풍향을 이용해 동방무역을 개척하였다. 본 편에서는 향으로 비롯된 다양한 문화와 향 무역을 통해 아랍 상인들이 일궈낸 세계화의 흔적을 찾아본다. 또, 동서를 연결하고 대륙과 대륙을 이어줬던 무역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