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갇힌 작은 여인...

그녀에게 일어나는 희망이 기적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꿈꾸던 크리스틴.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묶여 항상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게 되자 그녀의 삶은 건조하고 무기력해진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고픈 그녀는 믿음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과 기적의 성지 루르드로 순례를 떠나고,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마리아를 보며 그녀를 부러워하게 된다.

어느 날, 꿈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은 크리스틴! 조금씩 믿음이 자라기 시작한 그녀에게 기적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스크린으로 만나는 기적의 성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그 곳, 루르드

해마다 6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가톨릭 성지인 루르드는 스페인과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산맥 북쪽에 자리잡은 프랑스의 작은 도시이다. 해발고도 400m 지점에 위치하고 가브드포강을 바라보고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루르드를 배경으로 작가 페르벨은 <베르나데트의 노래>라는 소설을 썼고, <베르나데트>와 <베르나데트의 열정>이라는 영화들이 제작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난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루르드가 유명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성녀 베르나데트 덕분이다. 14세의 소녀였던 베르나데트는 루르드에서 18번이나 성모 발현을 경험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모 발현이란 성모 마리아가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에게 초자연적으로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기적 현상의 일종이다. 처음에는 아무도 어린 소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그녀의 진술에 마을은 혼란에 빠지고 이윽고 교황청이 직접 조사에 나서게 된다. 결국 교황청도 성모 발현을 공식으로 인증하게 되고 베르나데트는 생 길다에서 수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바티칸 이후의 세계 최대의 성지순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루르드는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2007년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앞으로 약 1년간 루르드 성지(聖地)를 순례하고 온 가톨릭 신자에게 교황이 ‘전대사(가톨릭교에서 죽은 사람들과 산 사람들의 죄벌을 모두 사해 주는 것)를 줄 것’이라고 발표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적과 구원을 바라는 이들이 루르드 대성당을 방문하고, 또한 성녀 베르나데트가 발견한 샘물은 치료에 효험이 있는 성수(聖水)라고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는 명물이 되었다. 샘물 입구에서는 완치된 사람들이 두고 간 수많은 목발들이 전시되어 있어 더욱더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영화 <루르드>는 성지로써의 루르드와 여행지로써의 루르드를 동시에 주목 받고 있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 <루르드>를 통해 성지순례를 경험할 수 있다. 루르드를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 곳의 기억을 선명하게 떠올리며 감동받을 것이고 영화를 통해 처음 접하는 이들은 한번쯤은 꼭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영화 <루르드>는 ‘루르드 성지순례’를 간접적으로 체험케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가장 사실적인 문제제기,

기적과 신에 대해 토론하다!

영화 <루르드>를 본 해외의 가톨릭 신자들은 감독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섬세하게 연출한 능력을 높게 사고 있다. 감독은 루르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배우들, 스탭들과 함께 성지순례 장소를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LA의 대주교 로저 마호니를 성체강복식을 진행하는 성직자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또한 주인공 크리스틴처럼 루르드에서 신체치유 기적을 경험한 이들이 어떠한 절차를 걸쳐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감독의 이러한 연출 의도에 대해 ‘기적’과 ‘신’에 대해 쉽게 토론할 수 있도록 즉, ‘신의 공평함’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가톨릭 신자의 관점이 아닌 주인공인 크리스틴과 주위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기적’과 ‘신’을 이야기 하고 ‘인간의 본성’을 성찰한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전신이 마비된 크리스틴은 루르드로 성지순례를 떠나지만 사실 그녀의 목적은 여행이다. 성체강복식, 고해성사, 미사 등 많은 의식에 참여하지만 그녀에게는 무의미할 뿐이다. 하지만 ‘루르드’라는 성지에서의 특별한 경험으로 그녀는 기적처럼 휠체어에서 일어나고, 함께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은 그녀의 치유에 대해 기쁨과 의심, 질투 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인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크리스틴이 경험한 것이 기적이었는지, 혹은 그녀가 경험한 기적의 본질은 무엇인지 등 여러 문제들을 제기한다. 또한 신의 사랑과 전지전능함이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양한 방법으로 모두에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신의 공평함’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질문을 하고 있다.

‘기적’과 ‘신’에 대해 종교적인 해석과 비종교적인 해석을 동시에 담아낸 <루르드>는 여러가지 흥미 있는 이슈들을 만들어내며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신앙심과 진리, 그리고 종교에 대해서 토론할 수 있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종교와 이성의 완벽한 조화!

SIGNIS상과 브라이언 어워드 동시 석권!

베니스를 매혹시킨 영화 <루르드>!

영화 <루르드>는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고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7개 상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평단에서는 가톨릭과 관련된 주제뿐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 그리고 신앙심과 기적들을 다루는 방식 등을 높게 평가하며 SIGNIS상(세계가톨릭언론연맹상)을, 또한 이탈리아의 영화관련 멀티미디어 조직인 The Catholic Ente dello Spettacolo는 인간 가치의 긍정적인 면을 그려냈다고 하여 Navicella 상을 수여했다. 또한 세계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는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직접 성명서를 발표하여 배포하기도 했다.

더욱 눈여겨볼 점은 SIGNIS상을 받은 <루르드>가 브라이언 어워드를 동시에 수상했다는 사실이다. 영화 <몬티 파이튼 브라이언의 일생>의 캐릭터 ‘브라이언’에서 따온 브라이언 어워드는 합리주의자들과 무신론자들의 연맹이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세계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가 주관하는 SIGNIS상과는 상반되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비종교 언론과 평론가들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이렇게 대비되는 조직에서 동시에 한 작품에 수상을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또한 영화를 본 해외 유명 언론들의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감독은 멋있고 세밀하면서도 또한 신비롭고 훌륭하게 영화를 구성했다. 그녀는 우리의 기대를 지배하고 통제한다”고 말했으며,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변화를 기다리는 이들의 강력하고 감동적인 여정”이라고 평했다. “훌륭하고 강렬한 영화! 마술적이고 대단히 양면적이다”, “인생의 확실성이 아니라 미스터리에 대해서 탐구하고자 한다”, “양면의 가치가 있고 지적이며 독창적인 이 영화는 당신이 기적을 믿게 만든다”라는 등 파이낸셜 타임즈, 뉴욕타임스, 인디펜던스 온 선데이 등도 영화를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