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과 고통으로 가득한 전쟁터… 서부전선 이상 없다!

1차 대전이 한창일 무렵, 독일의 작은 도시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폴과 친구들은 전쟁에 참전해 조국을 구하라는 선생님의 연설에 감동받아 혹독한 훈련을 마친 후 서부전선으로 향한다. 하지만 전선에 배치되자마자 친구 벤이 전사하고, 이어 다른 친구들도 차례로 사망한다. 전우들이 하나 둘 죽어 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폴은 전쟁의 참상에 대해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평화와 휴전 소식을 갈망하면서 매일 매일을 희망 없는 삶을 살아가는 병사들 틈에서 지쳐갈 무렵, 쾌청하고 고요한 어느 날 폴도 전사한다. 하지만 전선 사령부에서는 '서부 전선이 조용하며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독일 작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인간의 헛된 죽음에 초점을 맞추어 전쟁에 신랄한 비판을 가한 문제작. 원작은 1928년 독일에서 발표된 이후 전세계 25개국 이상에서 번역돼 수백만 권이 팔려 나갔으며 1차 대전 전후 독일 문학계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되어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쓰였다. ‘서부 전선’은 1차 대전 당시 독일 측에서 바라본 프랑스와의 국경선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던 1918년 전쟁터에서는 독가스와 무수한 총탄이 오가면서 무고한 병사들이 수천 명씩 죽어가고 신음소리로 가득했지만 불리한 상황을 감추려는 일선 군사령부는 최고 상부에 항시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보고 사항만 전달할 뿐이었다.
1930년 <몬테주마의 영웅들><워크 인 더 선><폭 찹 힐>등의 전쟁영화와 오리지널 <오션스 일레븐><바운티호의 반란>등을 연출한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전쟁의 승리가 고통과 죽음뿐이라는 것을 환기시켰다. 독일군 시점으로 전쟁을 다룬 작품으로,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다른 전쟁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1930년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촬영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어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홀리데이><워싱턴 정가>에 출연하고 <조니 벨린다>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는 류 에이리스가 주연을 맡았다. 원작 소설보다도 더욱 극명하게 전쟁의 비정함과 인간성 파괴의 현장을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되었으며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백미로 손꼽힌다.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유니버설사의 첫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유니버설사는 100주년을 기념, 필름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및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서부 전선 이상없다’는 기존에 심각했던 영상의 깜박임 문제를 컴퓨터를 통해 밝고 어두운 프레임의 평균치를 계산하여 그 명도의 차를 상쇄시켰다. 오리지널의 사운드와 화질을 그대로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이번 <서부전선 이상없다> 블루레이는 최초 공개되는 스페셜 피처를 포함, 유니버설 100주년 기념영상을 수록하고 있어 영화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우와 감독 정보>

류 에이리스 (Lew Ayres) / 폴 역

1908~1996.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태어나 샌디에고에서 자랐다. 1929년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더 키스>로 데뷔, 1930년 <서부전선 이상없다>로 주목 받는다. 대표작으로 <홀리데이><조니 벨린다><워싱턴 정가>등이 있으며 <조니 벨린다>로 1948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루이스 마일스톤 (Lewis Milestone)/ 감독

1895년 러시아 몰도바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보조 스탭으로 출발했던 그는 몇몇 단편영화를 만들다 1925년 <세븐 싱어즈>로 장편 데뷔했으며 <케이브맨><프론트 페이지><파리의 봄>등을 감독한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로 할리우드 전쟁영화의 대표 감독으로 손꼽히게 된다. <몬테주마의 영웅들><워크 인 더 선><폭 찹 힐>등은 미군의 활약상과 더불어 생생한 전투현장의 묘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오리지널 <오션스 일레븐>과 <바운티호의 반란>등을 감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