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영상과 절제된 슬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이것이 잉글리쉬 페이션트가 영원히 빛나는 이유...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하라 사막 위를 지나는 한 대의 비행기. 창백한 모습의 한 여자와 남자가 타고 있는 그 비행기가 포격을 받고 추락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비행기에 타고 있던 알마시는 중화상을 입고 낙타에 실려 결국 야전 병원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병사들 사이에서 천사로 호칭받는 간호사 한나를 만나게 된다.
지리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알마시 앞에 나타난 친구의 아내 캐서린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에게는 다소 의미심장하다. 현실과 과거의 회상이 교차하며 그와 캐서린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결국 그들은 불륜에 빠지게 된다.카라바지오는 독일군에게 스파이 혐의로 엄지손가락을 잘린 후 그 복수로 그들을 죽이고 독일군에게 중요한 지도를 넘긴 알마시마저도 죽이러 오고, 이 무렵 간호사 한나는 폭탄 전문가 킵과 만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감독
안소니 밍겔라 (Anthony Minghella )

작품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 마가렛(2011) , 나인(2009) 등
수상 : 1998년 18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영국감독상 수상

1954년 영국 태생으로 Hull 대학에서 수학했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연극 무대의 희곡을 집필했고 이를 발판으로 TV 극작가로 활동했으며 1990년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유령과의 사랑〉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199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리플리〉, 〈콜드 마운틴〉 등의 대표작이 있다.

1991년 〈 Truly, Madly, Deeply〉로 감독 데뷔하여 뉴욕 타임즈로부터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진지하게 파고든 성숙한 예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단편 TV시리즈물인 〈 Storyteller〉로 에미상을 수상하였고, 〈 Hang Up〉, 〈 Cigarettes and Chocolate〉 등으로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84년 〈 A Little Like Drowning〉, 〈 Love Bites〉, 〈 Two Planks and a Passion〉의 작품으로 런던 영국비평가가 선정한 유망한 각본가로 뽑히기도 했다.

2008년 3월 18일 오전 5시, 5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인은 출혈과다. 편도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경과를 지켜보던 중 갑작스런 출혈로 인한 사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우
레이프 파인즈 (Ralph Fiennes )

작품 : 인비저블 우먼(2013) , 그레이트 엑스펙테이션스(2012) , 타이탄의 분노(2012) 등
수상 : 2006년 26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영국남우주연상 수상

랠프 파인즈는 좋은 혈통을 타고난 잘생긴 영국인이다. 그는 사진가 마크 파인즈와 소설가인 지니 사이에서 여섯 자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감독 마사 파인즈와 배우 조지프 파인즈가 그의 동생들이고, 영국의 탐험가 래널프 파인즈는 그의 사촌이다. 런던의 왕립 극예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이어서 1987년에 영국 국립극단에 그리고 1988년에는 왕립 셰익스피어극단에 입단했다. 그는 계속 연극무대에 섰으며, 1995년에는 브로드웨이의 「햄릿」에 출연하여 토니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가 영화에서 매력적인 신사 역할을 맡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는 그가 패트릭 맥니에게 맞춰 만들어진 「어벤저(1998)」의 역할이나, 캐리 그랜트에게 맞춰진 「러브 인 맨해튼(2002)」의 역할에 캐스팅되었을 때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연기를 했는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폭풍의 언덕(1992)」에서 히스클리프 역을 잘 해낸 후, 파인즈는 「쉰들러 리스트(1993)」의 지독히 사악한 SS 장교 역으로 놀랍도록 반감을 주는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확립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때부터 그는 내면적이든 외면적이든 괴짜 같은 역할들을 계속 맡았다.

「퀴즈 쇼(1994)」의 기만적인 퀴즈 참가자와, 「스트레인지 데이즈(1995)」의 미래의 사기꾼, 「잉글리시 페이션트(1996)」의 상처 입은 백작, 「스파이더(2002)」의 정신질환자, 「레드 드래곤(2002)」의 문신으로 뒤덮인 근육질 몸에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연쇄살인범 그리고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과 그 속편의 무서운 볼드모트 역까지 말이다. 파인즈는 때때로 전형적으로 자기에게 어울리는 역할로 돌아가 「아카데미와 루신다(1997)」와 「애수(1999)」와 「콘스탄트 가드너(2005)」 등에서 미묘한 뉘앙스가 가미된, 상류층의 억제된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월래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2005)」에서는 악당의 목소리를 재미있게 연기했다.


줄리엣 비노쉬 (Juliette Binoche)

작품 : 어나더 우먼스 라이프(2012) , 어 몽키 온 마이 숄더(2012) 등
수상 : 2010년 63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프랑스 여배우 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세자르상 수상자 쥘리엣 비노쉬는 프랑스에서든 영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예술영화든 유명한 상업영화든, 또는 완강한 미니멀리즘과 자연주의를 요구하는 역할이든, 아니면 구식의 스타성을 요구하는 역할이든 똑같이 편안하게 연기를 펼친다. 영화감독인 아버지와 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노쉬는 파리 국립 드라마예술학교에서 공부했다. 「랑데부(1985)」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성적으로 도발적인 그 역할은 그녀의 전형적인 역할 유형에서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매우 흥미롭다.

「나쁜 피(1986)」는 그녀를 레오 까락스 감독의 뮤즈로 만들었고, 영어로 만든 영화 「프라하의 봄(1988)」의 성공은 그녀가 세계무대에서도 흥행성을 보장하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어떻게 받아들일지 난감했던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1991)」에 출연했지만 그것이 개인적으로 그녀에게 해를 미친 바는 없었고 곧이어 놀랍게도 「폭풍의 언덕(1992)」의 캐시 린턴 역을 맡고 루이 말의 「데미지(1992)」에서 신비로운 팜 파탈을 연기했다.

비노쉬의 뛰어난 연기력을 무엇보다 잘 증명한 것은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의 「세 가지 색 : 블루(1993)」의 젊은 미망인 역이었다. 최소한의 몸짓과 말의 뉘앙스로 엄청나게 많은 심리적 감정적 정보를 전달해낸 그 연기는 현대 영화의 가장 뛰어난 연기로 꼽을 만하다. 카메라가 그녀의 멍한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을 때조차 그녀는 관객의 시선을 강하게 붙잡는데, 거기에는 어떤 매너리즘이나 억지스러운 감정의 흔적도 없다. 그 결과 그녀는 유럽의 스타로서는 누리기 쉽지 않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잉글리시 페이션트(1996)」 같은 흥행작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초콜렛(2000)」으로 또 한 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