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부인, 알마(Alma Mahler, 1879~1964)의 증언에 따르면, 구스타프 말러는 1904년 여름에 교
향곡 7번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3악장 스케르초를 중심으로 그 앞과 뒤에 있는 두 개의 악장 중 하나
인 '세레나데'에 관해 알마가 특별히 언급한 바에 의하면, 말러는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독일 후기낭만파
를 대표하는 서정시인 아이헨도르프(Eichendorff, Joseph von Freiherr, 1788~1857)풍의 시각에 사
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이 악장은 말러가 '밤의 음악(Nachtmusik)'이라고 이름 붙인 두 개의 악장 중에
서 두 번째, 즉 교향곡 7번의 다섯 악장 중 네 번째 악장인 안단테 아모로소 F장조를 가리키고 있음이
확실하다.

말러는 1910년에 알마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향곡 7번을 완성하기로 결심했던 그 여름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교향곡 7번을 위한 두 개의 안단테(야상곡)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소." 그리고 퍼즐조각처
럼 복잡한 말러의 작품 연보를 정리하는데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단서가 제시된다. -"1905년
여름 4주 동안에 1악장과 3악장, 5악장을 완성했소." 이 말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즉, 교향곡 7
번의 경우 가장 먼저 구상되고 완성된 악장은 중간에 들어있는 두 개의 야상곡(夜想曲, nocturne)들이
며, 다른 악장들은 이 곡들을 기초로 해서 작곡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두 개의 야상곡은
교향곡 7번의 모태가 된 셈이다.….. (내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