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현재 워싱턴 오페라와 LA 오페라의 예술감독으로 행정적인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휘자로서도 이미 오래전에 합격점을 받았다. 지휘자로서 도밍고의 능력을 확고히 입증한 것은 1984년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의 데뷔 무대인 <박쥐>로 알려져 있다. “도밍고의 지휘봉 아래 쉬트라우스의 풍취와 풍성한 선율의 코메디가 마치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처럼 펼쳐진다.”는 당시 평론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경험하시라.
<박쥐>는 빈 오페레타의 대표작이자 너무나 유쾌한 줄거리를 갖고 있어서 유럽에서는 연말연시에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게다가 주인공 아이젠슈타인을 헤르만 프라이가 노래하면 그 재미는 배가된다. 워낙 노련해서 손짓 하나, 노래 한 소절에도 친근한 희극성이 묻어난다. 여기에 키리 테 카나와(로잘린데), 벤자민 룩슨(팔케)이 가세하고 애쉬튼의 발레 ‘봄의 소리 왈츠’가 오를로프스키의 파티 장면 볼거리로 삽입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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