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빈민가를 배경으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페리 헨젤의 「어려우면 어려울수록」은 시골 청년이 도시에 와서 그 지역 악당과 겨룬다는 진부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만 갱스터 영화에 바치는 저 예산 오마주 영화로 매우 효과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거친 현지의 배경과 꾸밈없는 연기에 힘입어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날 것의 느낌과 빠른 속도감을 확보했다. 지미 클리프가 연기하는 순진한 시골청년은 레게 음악시장에 침투해 있는 부패한 경찰과 갱의 싸움에 멋모르고 끼어들게 된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은 한밤중 영화프로그램의 단골 메뉴로도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그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메이카 이외의 지역에 레게음악을 소개한 것이다.

그 자체로 하나의 등장인물 기능을 하는 사운드트랙은 ‘투츠 앤 더 메이탈스’의 곡을 포함하여 역사상 가장 소울풀한 곡 중 하나인 ‘Many Rivers To Cross’ 등 지미 클리프 본인의 노래도 담겨 있다. 이 사운드트랙이 곧바로 밥 말리라는 슈퍼스타의 등장에 발판이 되기도 했지만, 물론 자메이카인의 관점에서 레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이 영화는 자신들의 궁핍한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초상화였고, 카리브해에서 나머지 세계를 향해 보내는 거친 그림이 그려진 엽서였다.

킹스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어려우면 어려울수록(The Harder They Come)’은 1940년대 실존 인물인 아이반(Ivanhoe Martin)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72년에 개봉하였는데, 당시 레게 음악 스타였던 지미 클리프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에서 시골 청년인 아이반은 레게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수도인 킹스턴으로 상경한다. 그러나 킹스턴에 도착하자마자 소지품을 모두 잃어버리고, 성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음악 시장을 장악한 도시의 음반 회사들에 막혀 힘든 생활을 한다. 심지어 마약 밀매에 손을 댔다가, 마약 밀매상과 결탁한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이며 쫓기는 와중에 역설적이게도 아이반의 음악이 자메이카 전역에 유행하게 된다. 이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 등 전 세계에 레게 음악이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