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 수상작
 
100세의 나이가 된 포르투갈의 거장 올리베이라 감독의 작품. 오랜 경험과 그만의 분위기가 담긴 이번 작품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번 작품에서는 삼촌의 사무실에서 회계 경리로 일하는 한 젊은이의 사랑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마카리오는 사무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사귀게 되고 결혼하려고 하지만, 매번 다른 장애물이 나타나면서 사랑하는 그녀와 결혼하려는 그의 꿈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기차 안에서 멋지고 근사하게 생긴 한 남자가 중년의 여인에게 운을 뗍니다. "제 이야기를 상상도 하지 못할 겁니다…"로 시작하여 자신과 한 금발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것이 영화로 펼쳐집니다. 삼촌 가게에서 일하던 이 남자는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어린 소녀에게 혼을 빼앗깁니다. 소녀도 남자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삼촌은 둘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남자는 독립을 위해, 소녀와의 결혼을 위해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신화 속 영웅이 혹은 우화 속의 주인공이 마지막 해피엔딩의 결실을 맺는 것처럼 영화는 끝나려 합니다. 그런데 그때 이 영화가 제목으로 삼은 '금발 소녀의 기벽'이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이야기를 멈춰놓고 음악과 시가 들릴 때, 그냥 풍경이 물끄러미 담기는데 거기에서 어떤 숭고함이 느껴질 때, 그리고 마지막 순간 덜컥 끝나는 도덕적 유머가 전해질 때 이것이 역시 올리베이라의 영화임을 우린 인정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