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지원으로 완성된 차이밍 량의 다국적 합작 프로젝트. 타이완의 한 영화감독이 살로메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영화제작이 시작되자마자 감독의 모친이 죽게 되고, 그는 이승을 떠나기 싫어하는 엄마의 혼령이 깃든 아파트에서 깊은 잠에 빠진다.

차이밍 량이 지금까지 담아내고자 했던  물과 인간의 중첩된 이미지에서  한걸음 벗어나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한다는 이유로 주목할 만하다. 감독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기 전에 사용하게 되는 것이 바로 좀 전까지 고여있던’물’ 이라는 것이다. 이 강생이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조우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부엌에서 무심코 건드린 수도 꼭지가 잠겨지지 않고 그대로 떨어져 나가며 폭발적으로 물이 쏟아지는 모습을 긴 호흡으로 담아내는 이 장면은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에서 마냥 고여 있어야만 했던 물의 이미지를 일정부분 비워지며 다름으로 이동한다. 수도꼭지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물을 막아내려 애쓰다 결국 어머니 곁으로 조심스레 다가가는 이강생의 행동은 차이밍량의 자화상 ‘얼굴’이 가장 강렬하게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차이밍량은 이전에 좀처럼 찾아 낼수 없었던 자의식이 경험을 강하게 표출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