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 포샤와 바사니오의 낭만적 사랑 이야기,
그리고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인육저당 재판 이야기가 맞물려 전개됨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사악한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셰익스피어 작품에 스며있는 비열함을 마주한 조나단 먼비 감독은 제시카 역에 피비 프라이스를 캐스팅하고, 그녀에 맞서는 악역에 실제 그녀의 아버지를 캐스팅하는 영리하고도 과감한 도전으로 ‘두 스타가 이끌어가는’(옵저버) 탁월한 공연을 연출해냈다. 조나단 프라이스는 ‘든든한 무게감과 섬세한 복잡성을 지닌 샤일록’을 ‘사회적 피해자인 동시에 무자비한 폭군’으로 표현하여 ‘샤일록의 입체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대단히 정교한 연기’(가디언)를 선보였다.

베니스의 안토니오(Antonio)란 상인에게는 바사니오(Bassanio)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바사니오가 포샤(Portia)라는 부유한 상속녀에게 구혼을 하러 가기 위해 3천 더커트란 큰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때 안토니오의 모든 재산은 무역 상선에 투자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을 미워하는 유대인 샤일록(Shyilock)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돈을 빌린다. 이 돈으로 바사니오는 구혼 모험을 떠나 포샤와의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그의 상선들이 침몰하여 정해진 기일까지 샤일록의 돈을 갚지 못해 법정에 서게 된다.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가슴살 1파운드를 떼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남장(男裝)한 포샤가 법정에 등장한다. 그녀는 샤일록에게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정확히 가슴의 살 1파운드를 베어내라는 기지에 찬 판결을 내린다. 샤일록은 그 말을 듣고 그냥 법정을 나가려고 하나 포샤는 유대인이 베니스의 시민을 죽이려고 했다는 죄목으로 샤일록의 재산의 절반은 베니스의 공작에게, 나머지 절반은 안토니오에게 줄 것을 명한다. 샤일록은 재판에서 완전히 패배했으며, 그 이후 안토니오의 배가 무사히 잘 도착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