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권운동가이자 재벌인 막스(미셀 삐꼴리)가 파리에 도착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 쪽 다리를 절면서 전 인류의 사랑과 용서를 강연하면서 박애자로서 명성을 얻은 막스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파리로 온 것이죠. 그를 오랫동안 흠모하고 존경해온 리나 바움스타인은 그가 파리에 오면 온 정성을 다해 곁에서 보필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이 다릅니다. 막스는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고 나간 다음에 잠시 후 프랑스 언론은 막스가 백주대낮에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특보를 내보냅니다, 리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파리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던 막스가 사람을 죽이다니요? 더군다가 살해 당한 사람은 파리 주재 파라과이 대사였습니다. 마침내 막스의 공판이 열리고 막스는 변호사를 거부하고 재판장 앞에서 자신이 왜 파라과이 대사를 죽여야만 했는지를 스스로 변론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막스의 살인...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마침내 밝혀지는 한 여자의 순애보가 재판장의 사람들과 관객 모두를 울립니다.

49년 전 엘자 바이너 라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인으로 갑부인 남편과 함께 학살에 놓인 유태인들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독일군 병사들이 한 소년을 가로수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보고 뛰어내려갑니다. 그리고 이미 다리 한쪽이 박살나버린 아이를 안고 필사적으로 구해냅니다. 그 아이가 바로 49년 후 살인을 저지르는 막스였죠.

그때부터 엘자는 막스를 양아들로 받아들이고 혼신의 힘을 다해 키웁니다. 하지만 남편이 유태인을 도와줬다는 명분으로 잡혀가고 그때부터 막스는 남편의 석방을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재산까지 몰수 당하는 바람에 엘자는 밤에는 파리의 카바레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로 변신합니다. 마침내 남편의 소식이 들려오고 엘자는 남편을 구해주겠다는 한 독일군 관료의 제안을 받습니다. 독일군 관료의 조건은 엘자에게 자신의 잠시 동안의 연인이 되어달라는 것이죠. 엘자는 어쩔 수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남편을 구해내지만 독일군 관료는 최후의 배반의 칼을 엘자의 가슴에 꽂습니다.

그리고 그 독일군 관료가 바로 49년 후에 막스가 총으로 살해한 파라과이 대사였던 것이죠.

영화 <글루미 선데이>가 어쩌면 이 영화에서 많은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요? 세상 끝날까지 지켜주겠노라고 약속했던 사랑하는 어머니 엘자에 대한 복수를 마침내 49년만에 완성시키는 남자의 이야기로 로미 슈나이더가 현재의 막스의 연인 리나와 과거의 어머니 엘자 역을 동시에 소화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