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작아도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는 바닷속 생명들!

바다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생물이 존재하는 거대한 세상이다. 약자는 강자에게 먹힌다는 냉엄한 원칙이 지배하지만,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는 것 또한 바닷속 세상이다. 작은 갯지렁이도 미더덕에 달라붙은 작은 따개비도 경쟁적으로 먹이를 낚아채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고, 어떤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대를 잇는 산란은 계속 이어지는 바닷속은 그렇게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바다 생태계에 가장 기초가 되는 밀리미터 크기의 플랑크톤에서부터 거대한 산호숲까지, 작지만 위대한 수많은 생명의 삶과 죽음이 담긴 바닷속 세상을 만나본다.


1. 밀리미터의 기적

작은 생명들의 삶!

바닷속 생명들에게는 사느냐, 죽느냐의 순간이 수시로 닥쳐온다. 항구 안쪽, 작은 소라 껍데기를 집 삼은 두줄베도라치는 태풍으로 생긴 거친 모래폭풍과 한바탕 사투를 벌인다. 거대한 자연의 습격 앞에 두줄베도라치의 힘은 절망스러울 만큼 미약하지만 그래도 포기는 없다. 두줄베도라치는 끝내 집을 지켜내고 그곳에서 암컷을 만나 산란을 하고 알을 지키기 위해 힘쓴다. 한편, 알을 낳아두기만 할 뿐 지키지 않는 한치는 그래서 가장 안전한 장소를 찾아 알을 천장에 붙여놓음으로써 최대한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한다. 알을 모자반 줄기에 낳는 습성을 가진 도루묵은 주변에 알을 낳고 붙일 해조류가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알을 여기저기 버리듯 낳는가 하면 폐통발, 폐그물에 산란하는 등 전쟁을 치른다. 바닷속 작은 생명체들의 사투, 작기에 더욱 위대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2. 번식의 비밀

어떤 위험에도 포기하지 않는 번식 본능!

번식은 목숨을 건 사명이다. 바닷속 수컷들은 번식을 위해 목숨을 걸고 둥지의 알을 지킨다. 깊은 곳에 살지만 1년에 한 번 산란기가 되면 얕은 바다로 올라오는 뚝지는 암반 지대에서 알을 지키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알이 부화하려면 보통 30일이 넘게 걸리는데, 그동안 수컷들은 몸을 다 드러내 놓고 있어 천적의 눈을 피할 수 없다. 뚝지의 천적 대왕문어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뚝지를 습격하는데, 이 무렵 수컷들이 죽고 사는 건 오로지 운이다. 한편, 알에 이물질이 달라붙지 않도록 부지런히 부채질하는 쥐노래미는 알을 지키면서도 암컷을 찾아 주변을 계속 배회한다. 곳곳이 함정인 바닷속에서 한번 걸리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물에 걸려 사고를 당하기도 하지만 수컷들은 어떤 위험이 닥쳐도 번식을 포기하지 않는다. 치열하고 고단하지만 더없이 숭고한 작은 생물들의 번식의 비밀을 만나본다.


3. 2,000km 생명의 기적

지구 최대 산호초 바닷속 모습!

남북으로 무려 2,000km나 길게 뻗어있는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세계 최대의 산호 군락지로, 무수한 생명이 깃든 유기적 공동체다. 단단한 산호가 400여 종, 부드러운 산호가 300여 종, 상상을 초월하는 신비한 생명체와 멸종 위기의 동식물이 살아가는 그곳은 약 만 년 전 대보초가 만들어진 후 수많은 생명이 모여 만든 그들만의 왕국이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일 년에 단 한 번 장엄하고 경이로운 산호들의 산란 현상이 일어나는데, 대 산란이 일어나는 밤에는 수조 개의 알과 정자가 방출돼 2,000km에 이르는 대보초 주변 바다를 가득 메운다. 여기에서 살아남은 고작 2mm의 작은 생물들이 자라 아름다운 산호초 군락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전에 없던 수온 상승은 산호초를 위험에 빠뜨리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 과연 지구 최대 산호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수많은 밀리미터 생물이 만들어낸 창조물 산호 군락지의 모습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