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져야 할 생명에 대한 예의!

균형 잡힌 그들만의 질서가 존재하는 야생의 세계에서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세계에서 야수들은 최상위 포식자가 되어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인간이 야수를 정복과 오락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인간의 덫에 걸려들어 포획된 야성은 더는 포효하지 않았고 그들이 운명은 자연의 법칙을 따르지 않게 되었다. 인간의 오만에 갇힌 야성, 야수들을 구원할 방주는 없는 것일까?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동물의 제왕 사자, 호랑이, 곰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보며 인간이 이들과 함께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인간에게 야성을 빼앗긴 야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사설 사파리에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은 맹수들의 새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어미 곁에서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시기지만, 이곳의 맹수들은 어린 시절 내내 인간의 장난감으로 돈벌이 수단이 된다. 그나마 인간 곁에서 귀여움을 받는 시기는 길지 않아 이빨과 발톱 같은 맹수의 상징이 완성되는 시기에는 공격적이거나 호기심이 많아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야수들은 번식에 활용된다. 그리고 더는 새끼를 낳을 수 없는 나이가 되면 더 끔찍한 비극이 시작된다.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사냥에 이용당하는 야수들은 인간의 오락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고 죽어서도 기념사진의 배경이 된다. 이것이 갇힌 야수들의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야생동물로 돈이 벌리자 사설 동물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만큼 전시용 야수로 전락한 사자와 곰, 호랑이도 늘었다. 살아있는 트로피를 원했던 인간은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야성을 가두었다. 과연 야성을 존중받을 야수의 방주는 없는 것일까? 곰 사냥이 합법인 미국의 웨스트버지니아주에는 야생동물을 위한 보금자리가 있다. 이곳에서 보호받은 곰들은 사냥 기간이 끝나면 숲으로 돌려보내 지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야생에서 생존해야 할 야수이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자연의 법칙을 따르며 살아가야 하는 야수들, 과연 인간과 야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야수들이 처한 현실을 들여다보며 야수는 인간의 정복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생명체라는 사실을 확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