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오래 전부터 문화·예술인들에게 영감을 준 민족의 진산이다. 1927년에 간행된 '백두산근참기(白頭山覲參記)'는 당대 최고의 문학인이던 최남선이 직접 등반한 백두산의 실경을 매우 소상하게 적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두산에 얽힌 전설과 역사적인 사실들을 문학적으로 표현하여 민족 정기를 고취하고자 노력한 작품이다. 이후에도 백두산은 유명 작가들의 대하소설 속 주제로, 아름다운 명시와 회화, 사진의 소재가 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쉽게 가볼 수 없는 산이 되어, 우리에겐 신비의 산으로만 남아 있다.

이정수(1945~) 사진작가는 '산의 작가'이자 '백두산 전문 사진작가'로 불린다. 이번에 출시된 '한겨레 한민족의 명산 백두'는 백두산만 20년 넘게 오르며 촬영해온 한 작가가 백두산의 아름다운 비경을 영상 카메라로 담은 작품집이다. 작가가 오랜

시간 작업해온 영상을 아울로스에서 초고화질 블루레이 포맷에 맞게 재구성했고, 최종 영상물은 독일에서 제작되어 초고화질과 음질의 시청각 환경을 갖추었다.

2001년, 남한 작가로는 최초로 북한(온정각)에서 개인 사진전을 열었던 이정수 작가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백두산의 풍경을 펼쳐보인다. 드론 촬영을 통해 인간의 시선으로 포착할 수 없는 드넓은 자연 경관을 선보이는가 하면, 직접 두 발로 다니며 만난 백두산 곳곳의 동물과 식물도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사진을 통해 백두산의 절경을 전해온 작가는 고화질의 영상을 통해 백두산에 흐르는 시간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도 담아냈다. 천천히 움직이는 구름,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 눈내리는 풍경 등은 일반 사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백두산이 품은 시간과 변화의 흐름이다.

성우(원호섭)의 차분한 나레이션이 영상의 내용을 문학적으로 설명하며, 클래식 음악이 함께 하여 일종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도 이 영상물만의 장점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을 따라 천태만상의 자태를 드러내는 백두산의 자연 풍광과 함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인 교향곡 6번을 비롯하여 교향곡 2번·7번·8번·9번이 흐르고,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클라리넷 협주곡 K.622이 함께 한다.

자연 다큐멘터리 마니아는 물론 초·중·고교와 같은 교육현장에서 백두산을 직접 가보지 않고도 체험해볼 수 있는 영상물이다.

이정수 작가의 홈페이지(www.ggsartshop.co.kr/gr.html)에는 그가 기록한 백두산의 자연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블루 레이 발매 후 4K Blu ray 발매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한 번 백두산을 드론으로 만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