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힘, 면역!

우리의 몸은 75조 개의 세포, 200여 개의 뼈, 600개가 넘는 근육과 15만 km의 혈관이 어우러진 경이로운 존재다. 온 우주가 어떤 질서 속에서 섬세하게 움직이듯 우리의 몸도 그렇게 상호작용을 하며 생명을 유지하는데, 그 최전방에는 위험한 것들로부터 몸을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또 다른 나, 바로 면역이 있다. 인류가 면역세포의 존재를 알게 된 건 130여 년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면역 시스템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낯선 곳에 노출되는 숙명을 가진 인류의 생존을 가능하게 해왔고, 면역세포는 위협적인 존재로부터 끊임없이 공격받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십억 년의 진화 속에서 다져진 정교한 기능, 면역의 힘을 통해 인간이 가진 위대한 생명력을 확인해본다.


1. 백혈구가 살아있다

우리 몸 안의 면역 시스템!

면역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백혈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성숙한 뒤 혈액과 조직으로 이동한다. 우리 몸에 병원균이 침입하면 백혈구의 60%를 차지하는 선천면역세포가 가장 먼저 대응을 하고, 이어서 선천면역세포보다 강력한 적응면역세포가 작동한다. 적응면역세포 중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하는 T세포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B세포를 깨우기도 하는데, B세포가 만들어낸 항체는 항원이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걸 막아준다. 이렇게 우리는 감염을 이겨내는 것이고, 우리의 몸에는 위험 물질을 무력하게 만드는 무기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 사고로 팔을 잃어 타인의 팔을 이식받은 남성, 코로나바이러스 완치자, 유전자 변이로 인한 면역결핍증 진단을 받은 여성, 암의 직격탄을 맞았던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알면 알수록 놀라운 면역 작동 시스템을 들여다본다.


2. 잘못된 신호, 나를 공격하다

적이 되어버린 면역!

위험한 것들로부터 내 몸을 철저히 보호하는 게 면역의 일이다. 그래서 면역세포들은 완벽한 하모니로 인간을 살아있게 하지만, 면역계가 정교하고 복잡한 만큼 오류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면역의 잘못된 신호는 몸이라는 우주에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만약 면역이 자신의 세포를 적으로 판단해 잘못된 공격 신호를 보낸다면 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 전신 근력이 약해지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여성까지 내부의 공격으로 고통받아온 이들이 질환과 직면하는 과정을 통해 면역의 소통과 관용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면역계를 교란시키는 스트레스와 면역의 연관성, 잘못된 신호를 바로 잡는 면역치료까지 들여다본다.


3. 생로병사의 길을 걷다

노화의 과정에서 면역을 지키는 방법!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성장 다음으로 노화를 경험하게 된다. 노화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지만, 인체 시계는 모두 달라 같은 나이라고 다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니다. 면역세포 역시 노화를 피해 갈 수 없는데, 면역 노화의 추이를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나이를 먹을수록 세포를 교육하는 흉선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중요한 백혈구인 T세포의 생산량이 현저히 줄고, 노화된 T세포에서는 오작동이 많아졌다고 한다. 대표적인 오작동으로는 과도한 만성 염증 반응이 있는데, 이렇게 몸 곳곳에서 발현된 염증은 노인에게 많은 관절염과 심혈관질환 등을 야기시킨다. 그렇다면 노화의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건강한 면역체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순창 장수마을의 어르신들과 우리나라 최고령 보디빌더 어르신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면역 노화를 늦추는 비밀과 더불어 면역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