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로 내려온 파리 출신 화가와 촌로 정원사의 소박한 일상과 우정을 그린 영화.

앙리 퀴에코가 쓴 대화 형식의 수필 <화가와 정원사>가 원작이다.

파리에서 화가로 성공한 친구가 시골 어머니 집으로 돌아온다. 이혼 위기에 있는 화가는 시골의 어머니 집을 보수해서 그곳에서 아내의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생활하려고 한다. 동네 가게에 정원을 돌봐줄 광고 쪽지를 붙이고 다음 날, 한 남자가 방문한다. 두 남자는 첫 눈에 서로가 낯이 익어 바로 알아보고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간다.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서로 앞다투어 사고 치던 죽마고우였던것, 중년이 될 때까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친구, 한 남자는 자신의 그림 모델과 몇 번의 외도 끝에 아내와 딸의 눈밖에 나고 시골로 쫓겨온 화가, 한 남자는 이 시골에서 아내를 만나 해마다 프랑스의 아주 조용한 휴양지를 찾아 다니며 결혼 생활의 느린 미학을 잘 챙겨온 정원사, 이 두 사람은 화가의 어머니가 사랑했던 정원을 꾸미면서 서로 조금씩 살아온 삶의 간극을 좁혀나간다.

"가끔 안경이 깨끗할 때 이렇게 엎드려 있으면 서 있을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여. 벌레들이랑 곤충들이 사는 자그마한 것들의 세상이. 난 말야, 저 높은 곳으로 가지 않을 거야. 거기 있는 내 모습은 상상이 안돼. 그보단 이 밑으로 갈 거야. 뿌리들도 있고 두더지 구멍도 있는 곳 말이지. 나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저 위에서는 길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정원사 친구는 늦게 발견한 병으로 결국 죽고 만다. 남은 화가는 뒤늦게 만난 다른 길을 걷던 어린 시절의 친구의 진실에 회귀한다. 왜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려 밖으로 나와? 그냥 기억 속의 것을 그려줘! 장화, 배추, 정원의 소품 풀, 낚시에서 잡았던 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