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생활을 하는 중년 남성 피에르와 청년 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의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둘은 여행길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고 희한하고 신비로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4세기 이단자로 몰려 처형당한 스페인의 주교 프리실리안, 17세기 격렬한 종교 교리 논쟁을 벌인 예수교파와 얀센파 신학자들, 그리고 18세기 성을 매개로 도덕과 종교를 신랄하게 비판한 프랑스의 사드 후작 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기독교와 관계된 인물들이 등장하여 나름대로의 종교적 입장을 행동으로, 말로 보여준다.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까지 이들의 여로에 모습을 드러내고 기적을 행하기도 한다. 폭풍우를 만나 신에게 도전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의 은총을 체험하기도 한 피에르와 장은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인적이 드물고 황폐해진 마을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어느 매춘부로부터는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한다. 끝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예수 그리스도는 눈먼 이들에게 또 한 번 기적을 베풀고는, 몰려든 이들에게 부모와 형제까지 져버리고 자신을 따를 것을 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