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3년 나폴리에서 태어난 카루소는 1894년 19세의 나이로 나폴리에서 첫 오페라에 출연했다. 그러나 그의 첫 성공적인 데뷔는 1898년 밀라노에서 움베르토 죠르다노의 훼도라(Fedora)중 로리스(Loris)역을 맡은 것이었다. 이 같은 성공으로 생 페테르부르크, 몬테 칼로, 런던, 로마, 리스본 등지에서 출연 요청이 뒤따랐다. 그는 1903년 30세 때에 비로소 메트로폴리탄에 데뷔하여 세계적인 테너로서의 명성을 굳히게 되었다. 베르디의 리골레토에서 만토바 공작을 맡은 것이었다. 그는 약 40편 이상의 오페라에 출연하여 위대한 테너로서 찬사를 받았다. 대부분 이탈리아 작곡가의 오페라였다. 가장 뛰어난 역할은 팔리아치에서 카니오(Canio)였다. 그는 마침 그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레코드(축음기)의 영향으로 세계에 그의 노래를 널리 전파하였다. 그의 초기 음반은 현대의 첨단기술로 다시 부활되어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다. 그의 드라마틱 테너 음성은 아직까지 필적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마지막 공연은 1920년 12월 24일 메트로에서 ‘유태여인’중 엘레아자(Eleazar)를 맡은 것이었다. 그는 1921년 48세라는 비교적 짧은 생애를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1987년 미국음반협회는 그에게 종신 그래미상을 수여하였다. 이상은 위대한 테너 엔리코 키루소에 대한 약력이다. 비교적 짧은 소개였기에 미안한 감이 있어서 좀더 덧붙여 본다.

카루소는 나폴리의 가난한 집에서 20명 아이들 중 18번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노래에 소질을 보인 그는 아홉살 때에 이미 교구 성당의 합창단원으로 활동할 정도였다. 그는 음악에 대한 어떠한 기본 교육도 받지 못했다. 18세때에 구글리엘모 베르지네(Guglielmo Vergine)로부터 성악 레슨을 받기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다. 3년 후 카루소는 나폴리의 누오보(Nuovo)극장에서 마스카니의 ‘친구 프란체스코’(L'Amico Francesco: Friend Fritz)에 출연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마침내 그는 4년 후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조르다노의 훼도라 초연에 로리스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공연이었다. 이후 카루소는 모스코바와 생 페테르부르크, 그리고 멀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았다.

그의 라 스칼라 데뷔는 1900년 라보엠의 로돌포였다. 이듬해인 1901년 그는 나폴리에서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에 출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카루소는 앞으로 절대로 나폴리에서 공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