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폰 타넨은 자신의 달마시안 외에는 그 누구도 돌보지 않는 기이한 백만장자이다.
어느 날 밤 그가 죽은 뒤에 그의 재산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는 손님들과 저녁 파티를 하지만 강아지들에겐 캐비어를 주면서 손님들에겐 뼈다귀만 주자 손님들은 화나서 가버린다. 그리고서 루돌프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자신이 좋아하는 레인보우 매춘부들을 불러 파티를 열지만 춤을 추고 난 뒤 침대에서 갑자기 심장마비가 오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의 유산 문제로 친척들이 소집된다. 하지만 그가 아직 죽은 상태는 아니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데...

감독 소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Alejandro Jodorowsky) 1929.2.7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는 1930년 2월 7일 칠레의 볼리비아 국경 근처의 이키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에 관하여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나, 러시아계 유태인의 혈통을 지니고 있다. 12살에 산챠고로 이사를 가서 거기서 자랐다. 산챠고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하였으나 마르셀 까르네의 <인생유전>을 보고 주인공인 장 루이 바로의 마임에 감명을 받아 서커스에 입단하여 마임을 배우기 위해 대학교는 2년만에 중퇴하였다. 그 후 53년 칠레를 떠나서 라틴 아메리카의 전역을 떠돌며 방황하다가 55년 파리로 건너갔다. 그는 여기서 장 루이바로의 스승이었던 판토마임의 대가 에티엔느 두크레에게서 마임을 배웠다. 이 시기의 수학 동기는 판토마임의 대가 마르셀 마르소가 있다. 그는 지금도 모든 예술의 근원은 판토마임이며, 모든 예술은 신체동작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이 시기는 그의 창작력이 가장 절정에 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조도로프스키는 직접 카메라를 구입해서 판토마임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도 했으며, 토마스 만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담은 실험적인 단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영화들은 카페에서 상영되었으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 작품들은 장 꼭도의 눈에 띄어 절찬을 모았다. 그러나 조도로프스키는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으며, 동기인 마르셀 마르소와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잔혹연극의 대가이며 초현실주의자인 페르난도 아라발과 롤랑 토포르와 함께 '파닉 무브방' 그룹을 조직하였으며,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문학을 유럽 지역에 소개하는 잡지 을 창간하였다. 또 소설을 썼으며, 만화 구성작가로도 활동하기도 하고, 그 자신이 직접 만화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그의 만화에 매혹된 프랑스 만화작가 뫼비우스는 조도로프스키와 함께 <존 디풀의 모험>을 작업하였다. 뫼비우스는 특히 리들리 스코트, 테리 길리엄, 오시이 마모루, 피터 정에게 영향을 끼친 만화가로 유명하다. 이 만화는 자살전염병이 도는 이름 없는 도시에서 우주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존 디폴의 초현실주의적인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그 후 소설 <시계태엽 오렌지> 에 비견될 만한 문화적 충격을 안겨 주었다.

67년 그의 동료인 아라발의 도움으로 그의 희곡을 영화화한 <환도와 리스>로 데뷰하였다. 그가 영화를 만들면서 영향을 받은 감독들은 알프레드 히치콕과 조지 로메로, 빌리 와일더, 그리고 존 워터스의 <핑크 플라밍고>이다. 존 워터스의 영화는 조도로프스키를 구토하게 만든 유일한 영화라고 한다. 그리고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은 "괴물들을 멋지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환도와 리스>를 만들고 난 조도로프스키는 직접 시나리오를 쓴 <엘 토포>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일년 이상을 사막에서 그의 스탭들을 이끌고 방황하면서 악조건 속에서 만들어졌다. 스스로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엘 토포> 는 이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편은 서부극의 형식으로 구상되어 있으며, 사막 저편에서 나타난 엘 토포가 동양철학자, 자연주의자, 사막의 성인을 차례로 물리치고
스스로도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부에서는 승려로 부활하여 동굴에 갇힌 사람들을 구원하지만 모두 집단자멸하는 것으로 끝난다. 아무 것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초현실주의의 기괴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영화는 등장하자마자 70년대 컬트 영화의 고전이 되었다. 71년 뉴욕에서는 심야영화에 불현듯 등장하여 앤디 워홀도 달려와 감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 데이빗 보위는 이 영화의 열렬한 지지자이며, 존 레논은 심취한 나머지 이 영화의 판권을 구입하여 전세계 판권은 애플 레코드 사에서 갖고 있다. 그러나 그 후 조도로프스키는 은둔자처럼 지냈으며, 74년에 <홀리 마운틴>과 78년 <뻐드렁니>를 발표했을 뿐이다. 이 영화들은 화제를 얻었으나, <엘 토포>만큼 악명을 떨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이후 조도로프스키는 그의 비타협적인 스타일과 은둔자와도 같은 작업 스타일 때문에 더 이상 후원자를 얻지 못했다. 10년 동안 준비했던 <사구>는 그의 아들 브론티스와 오손 웰즈, 살바토레 달리, 글로리아 스완슨 주연으로 촬영될 예정이었으나 16시간 상영시간의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음으로써 결국 무산되고 그 후 떠돌던 이 프로젝트는 데이빗 린치에게 넘어갔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본 조도로프스키는 스스로의 말을 빌면 "질투 때문에 일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다시 윌리엄 버로우즈의 소설 <네이키드 런치>를 영화화하려고 했지만 이것도 무산되고 후일 데이빗 크로넨버그에게 빼앗겼다. 89년 <산타 상그레 / 성스러운 피>를 만들어 깐느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되었고 이듬해 <무지개 도둑>을 만든다. 오래 전부터 <엘 토포>의 속편 기획이 돌아다니지만 아직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의 이름에 관하여 여러가지 표기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자신 스스로가 이름을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라고 불러 달라고 요구하였다.